제목 흔들리는 옐런 리더십
날짜 2015-10-22 조회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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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올초 한 외신 기자와 만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당시부터 연준을 취재해 온 그는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에 대한 불만이 대단히 높다고 귀띔했다. 그는 “옐런 의장이 너무 장악력이 없어 예전에 비해 내부 인사들의 개별적인 행동이 너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이 연준의 첫 여성 수장으로 지명됐던 2013년 10월 금융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버냉키 전 의장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았고 신중하고 온화한 성품인 만큼 큰 충격없이 완만한 출구전략을 이행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취임 이후 6개월 동안 업무의 가장 많은 시간을 내부 회의에 할애하는 등 내부 소통에 주력하며 큰 마찰없이 통화정책을 이끌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양적완화(QE) 종료 이후부터 지금까지 금리 인상 결정을 둘러싼 연준 관계자들의 움직임을 보면 옐런 의장이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지난주에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대니얼 타룰로 이사가 연내 금리인상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연내 금리 인상 방침을 밝힌 옐런 의장에 대립각을 세웠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해외 리스크가 미국 물가상승률과 성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해선 안 된다”고 말했고 타룰로 이사도 “올해 금리인상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들 두 이사가 10월은 물론 12월 금리 인상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전체 12명 가운데 7명인 연준 이사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나머지 5명의 지역 연은 총재들에 비해 연준 의장 리더십에 도전하기보다는 의견을 대체로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세계적인 성장 둔화가 미국 경제지표에 서서히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올 연말 이전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공언을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칼럼에서 옐런 의장이 어리석게도 올 연말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는 공개 발언으로 스스로를 날짜에 묶어놨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지난 11일 연내 금리인상 방침이 “예상일 뿐 약속이 아니다”라며 한 발을 뺐고 옐런 의장의 대표적인 측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최근 경제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 듯하다고 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1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30%로 전망했다. 약 한 달 전까지만 해도 60%였던 데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3월이 돼야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5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만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 증시와 환율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연준 내부의 불협화음은 그야말로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정책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그동안의 연준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온화한 성품의 옐런 의장이 지금이야말로 각각 다른 목소리를 조율하는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