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클린턴-부시 두 전직 美대통령의 ‘리더십 생생 토크’
날짜 2015-07-14 조회 952
첨부파일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왼쪽)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9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대통령 리더십 연구 프로그램’ 1기 졸업식에 참석해 환하게 웃으며 졸업생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댈러스=AP 뉴시스

“헤이 조지.” “헬로 빌.”

9일 오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시에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에서 서로를 이렇게 부르며 두 전직 대통령이 나타나자 객석에선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대통령 리더십 연구(PLS·Presidential Leadership Scholars)’ 프로그램의 1기 졸업식장에 빌 클린턴(42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43대)이 나란히 참석한 것이다. PLS는 미 역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이 주관하는 대통령 리더십 연구 프로그램. 여기에는 조지 H 부시(아버지 부시)와 린든 존슨 전 대통령 기념관도 참여했다.

클린턴, 부시 전 대통령은 동갑내기(1946년생)로 퇴임 후에도 오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이 둘이 강사로 나선 이날 강의에는 올 2월부터 4곳에서 정치 외교 경제 군사 분야에서 리더십을 연구한 1기 수강생 60명이 경청했다.

대통령 리더십의 특징에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전쟁을 치르는데 수많은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며 “내가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전문가를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에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하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고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세계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 정부 시스템에서는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 리더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중요한 결정은 차일피일 미뤄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고도의 종합적 상황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테러조직에 대한 폭격을 고민하는데 이를 ‘오늘 결정할까, 내일 결정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나고 보니 오늘 결정해서 해결할 수 있는 확률이 70%이면 나중에 결정해 해결 확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큼 대통령의 결정은 시간 싸움”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전직 대통령은 정치적 타협과 대화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두 명 모두 재임 시절 백악관에 야당 정치인을 자주 불렀던 것으로 유명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공손하고 정직하고 사려 깊게 다가가면 누구나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정치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당장의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정치적 인내와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대화와 경청을 통해 정치적 자산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재임 기간 내가 속한 공화당과 일하는 게 편했지만 동시에 가장 터놓고 대화했던 사람 중 한 명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간의 대결이 성사될지도 화제에 올랐지만 두 명 모두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나는 대선 국면에서 누구의 대리인이 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누가 당선되는 것보다는 미국인들이 내년 대선과 관련해 무엇을 결정할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